학교 밖 학교 이야기 8
재능기부로 지역의 청소년 연주자 양성
위드뮤직클래식 상임 지휘자로 활동
개인 연주회 및 협연 등 활발한 활동
지역 문화예술 발전을 위한 노력
재능기부를 통한 음악활동으로 지역의 청소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고 있는 첼리스트 김연정님을 만났다. 토요일 오후 본인이 운영하고 있는 아르스노바 음악교습소(Arsnova Music Group)에는 열 명이 넘는 수강생들이 첼로 연주에 몰두하고 있다. 물들어가는 가을 문턱에서 잠시 첼로 선율에 몸을 맡기고 있으니 마음이 평온해 지는 느낌이다. 연습을 마치고 아이들이 집으로 돌아간 텅 빈 연습실은 첼로 선율의 여운이 향기처럼 남아 있다.
◇ 본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오스트리아 비엔나국립음대에서 학사과정을 공부하고, 그라츠국립음대에서 석사, 박사과정을 이수한 첼리스트 김연정입니다. 지금은 단구동에 있는 아르스노바 음악교습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위드뮤직클래식(대표 유영애)에서 오케스트라 첼로 파트 지도와 지휘를 맡고 있습니다.
◇ 학생들에게 재능기부로 음악활동을 지원하고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어떻게 운영하고 있나요?
학교 방과후 활동으로 악기 공부를 하는 학생들이나 개인적으로 악기 공부를 하고 싶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월 2회 정도 무료로 레슨을 하고 있습니다.
◇ 위드뮤직클래식과 함께 오케스트라 활동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언제부터 함께 하게 되었으며,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위드뮤직클래식은 지역의 청소년들에게 음악을 통해 재능을 기르며 올바른 인성을 길러주기 위해 2005년에 설립된 비영리단체입니다. 14년 전쯤부터 위드뮤직클래식과 인연을 맺었고, 본격적으로 2015년부터 첼로 파트를 지도하다가 2018년부터는 첼로지도와 함께 오케스트라 지휘를 겸하고 있습니다.
위드오케스트라는 금관악기, 풀륫, 바이올린, 첼로의 4개 파트로 구성되어 있고 각 파트의 지도 선생님 모두 재능기부로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습니다. 클래식과 크로스오버곡들로 연주하고 있는 원주의 유일무이한 재능기부 오케스트라입니다
◇ 월 2회 정도의 레슨으로 오케스트라 연주를 할 수 있을까 우려가 되는데 공연 활동도 하고 있나요?
월 2회 레슨만으로 연주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죠. 개인적인 공부도 필요합니다. 위드오케스트라는 훌륭한 연주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부족하더라도 각각의 악기들이 만들어내는 화음처럼 서로 어울려서 하나의 곡이 만들어지는 연주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음악을 통한 인성지도라고 할까요? 부족한 부분을 조금씩 채워가면서 성장해가는 연주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 8월에는 행구동 수변공원에서 ''한여름밤의 꾼’ 공연을 성공적으로 해서 지역 주민들과 학부모님들께 많은 박수를 받기도 했어요. 12월에는 정기연주회와 찾아가는 음악회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 어려운 가운데 오랫동안 연주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위드오케스트라를 지휘하면서 해마다 느끼는 소감도 남다를 것 같습니다.
조금씩 성장하는 학생들의 모습을 보면서 위드오케스트라 활동에 참여하기를 참 잘했구나 하고 스스로 뿌듯해 합니다. 학생들에게는 방과후 교육활동의 연장선으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해서 무대에서의 떨림과 관중의 박수를 받아보는 경험은 아주 귀중한 선물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연주를 통해서 개개인의 성취감과 만족감을 느끼는 어릴 때의 감동적인 추억을 다른 학생들도 참여해서 함께 간직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 지역에서 어떤 연주활동을 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평상시에는 학교의 방과후활동으로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습니다. 행사 초청으로 앙상블 연주나 협연에 참여하기도 합니다. 개인연주활동은 10월 29일 치악예술관에서 첼로독주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 원주 시민이나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음악이 사람의 인생에 미치는 영향은 아주 크다고 생각합니다. 안타깝게도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는 공부만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학부모님들이 대다수입니다. 아이들이 유해한 미디어에 노출되기보다는 건전한 음악활동을 통해 스트레스를 풀고 여가를 활용하면서 바른 인성을 기르며 성장하기를 바랍니다. 악기에 관심이 있거나 더 배우고 싶은 학생들이 있다면, 재능기부를 하는 선생님들이 열정적으로 수업을 진행하는 위드뮤직클래식의 참여를 권장하고 싶습니다.
음악은 자신과 누군가를 한마음으로 연결해주는 세계 공통어입니다. 좋은 음악을 들으면 행복해지고 나도 저런 연주를 해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생각만으로 그칠 것이 아니라 용기를 내어 시작하려는 청소년들에게 위드뮤직클래식의 문은 활짝 열려있습니다. 악기를 연주할 수 있다는 상상만으로도 충분히 행복감을 느끼는데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한번 도전을 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숙제를 안내하는 선생님 같은 모습에서 음악에 대한 진솔함이 느껴진다. 인터뷰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귓가를 맴도는 첼로의 선율을 따라 콧노래로 음을 따라가고 있는 나를 발견하고 피식 웃음을 지어 보인다. 파란 가을하늘에 걸려있는 듯이 보이는 흰 구름에 유난히 눈이 부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