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좋은 날 cafe 엔 free 한 주인과 free 한 손님
5월에서 6월로 건너가는 지금은 장미의 계절이다.
원주시 단구동에 있는 완전 free 한 카페에서 플리 마켓이 열린다 하여
따사로운 햇살과, 맑은 하늘과 붉은 장미가 가득한 ‘the 좋은 날’ 카페를 찾았다.
울타리를 채운 붉은 장미와 플리 마켓 현수막, 준비로 바쁜 발걸음들,
첫 발을 들여놓으면서부터 설렘과 환희로 어깨가 들썩인다.
평소엔 손님들이 앉아 차담을 나누던 야외 테이블 위엔 각양각색의 물건들이 놓이고 아름다운 기타 선율이 초록 잔디마당으로 흐른다.
이 낭만과 자유는 어디에서 오는가......
주인장 김지운 시인의 매력 만점 센스에서 기획된 5월의 축제인 것이다.
Q : 이토록 아름다운 카페는 언제부터 이곳에 있었을까요? 어떤 계기로 카페를 운영하게 되셨는지요?
A : 이 카페의 시작은 2015년이에요. 8년째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오랫동안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차츰 원생들이 줄어들고 경영난에 부딪치면서 카페로 전향을 했어요. 저출산의 여파는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분들에게 큰 타격을 준 셈이지요.
Q : 플리 마켓은 자주 열리나요?
A : 자주는 아니고 1년에 서너 번 열리는데 단골손님들이 원할 때마다 제 일정과 조율해서 한답니다. 자유롭게 준비된 물건들을 누구나 가지고 나와서 판매도 하고 물물교환도 해요. 차 마시러 오시는 손님들이 필요한 물건을 구입하곤 하는데 말 그대로 프리한 마켓이라 저렴한 가격에 판매들을 합니다.
Q : 단구동 ‘문학카페’로 소문이 났던데 거듭나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A : 어린이집을 운영할 때도 마음속에는 문학에 대한 열망이 있었어요. 카페를 열고 틈틈이 끄적거리다 보니 2019년에 시조시인으로 등단을 했어요. 지인들이 문학인들이다 보니 서서히 ‘문학카페’라고 알려진 것 같아요.
Q : 마당이 훤히 내다 보이는 이 창가에 앉으면 글을 쓰거나 책 읽기 좋을 것 같습니다.
A : 네, 단골로 오셔서 시상에 잠기다 작품을 쓰는 손님들이 있어요.
특히 비라도 내리면 잔디 위로 꽂히는 빗줄기랑 나뭇잎을 후드둑 두들기는 빗방울 소리는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키지요.
Q : 이곳에서 창작 지도를 하신다고 들었는데. 대상은 어떤 분들이신가요?
A : 네, 시조 창작 반을 운영하고 있어요. <더 좋은 날 시조 교실>입니다.
시조에 관심 있는 성인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데, 특별한 자격은 없고 누구나 시조 쓰기를 좋아하는 마음으로 참가하신다면 환영합니다.
Q : 작가님 작품집 소개 좀 해주세요.
A : 시조집으로 『내 영혼에 수를 놓다』가 있고, 수필집 『태양을 사랑한 여자』가 있습니다.
Q : 앞으로 발간 계획이 또 있으신지요?
A : 네, 올해 ‘강원문화재단 창작 지원금’을 받아서 시조집을 10월에 발간할 계획입니다.
Q : 이곳을 찾는 손님들이나 문인들을 위하여 또 다른 계획이 있는지요?
A : 1층 한 쪽에 원주 작가님들이 발간하신 책을 진열해 놓고 팔기도 하고 빌려 드리기도 하는데 반응이 좋아요.
지금은 2층을 차 마시는 곳으로 쓰고 있는데 단체 모임을 하거나 동아리 수업을 하러 오시는 분들이 아주 좋아하는 공간이에요. 하여 2층에다 작은 서점을 열어볼까 계획 중입니다.
Q : 2층을 그렇게 활용하면 참 좋겠네요. 잔디마당이 내려다보이는 2층 서점, 그렇게 되면 원주의 명소가 될 것 같은데요.
플리 마켓을 열어서 더 바쁜 오늘, 긴 시간 내 주셔서 감사합니다. 끝으로 문학 지망생들을 위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 현대사회는 다들 바쁘게 살아가다 보니 사유의 시간이 부족한 것 같아요. 시, 소설, 수필 등등 장르 불문하고 글을 쓰면 생각의 폭이 깊어지고, 살아가면서 서로가 주고받는 상처를 치유하기 좋습니다.
카페에 차 마시러 오시는 분들께 저는 가끔 이야기합니다. “글을 써보라” 그러면 “인생이 다르게 다가온다.”라고요.
유쾌한 표정으로 손님을 맞는 김지운 시인님의 활달함과
창가에서 잠시 책을 펴는 나직하고 수줍은 미소는
5월의 맑은 하늘같다.
아니 울타리를 타고 흐드러지게 핀 붉은 장미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