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나만의 독특한 시각적 스토리텔링을 만들 수 있어···
“사진은 음악과 같아 어떤 해석도 필요 없이 즉각적으로 스스로를 전달한다”
···에른스트 하스(오스트리아)
퇴직은 인생의 중대한 전환기이자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여정의 시작이다. 직업에서 벗어나 온전히‘나’를 즐길 수 있는 자유와 시간이 생기기 때문이다.
퇴직 후, 필자는 우연한 기회를 통하여 내 안에 잠재되어 있던‘사진의 열정’을 발견했다. 사진을 배우고 소모임을 통하여 출사(出寫)하러 다니기도 하였다. 여행 중에 만난 다양한 풍경과 일상의 소소한 순간부터 카메라를 통해 바라본 세상은 아름다웠다.
사진을 통해 만난 사람들과의 교류는 인생 2막의 소중한 인간관계로 발전되기도 하였다. 급기야‘사진누리’라는 동호회를 만들고 7명의 아마추어 작가가 모여 자연과 풍경을 담은‘제1회 사진누리 기획 전시회’를 개최하는 영광을 누리게 되었다.
필자는 카메라를 메고 집을 나서는 순간, 첫사랑처럼 두근거리는‘설렘’을 느낀다. 설렘은 익숙함이 아닌, 기대이고 희망이다. 삶이 지치고 온통 잿빛으로 물들어 있어도 희망이 있다면 그것은‘축복’이다.
어느 순간 사진이 나만의 독특한 시각적 연출로 변화되는 신비로운 순간을 체험하였다. 프리즘을 통해 바라본 세상은 그동안 내가 느껴보지 못했던 경이로움의 연속이기도 하였다. 동일한 피사체를 바라보는 시선이 저마다 다르고, 또 다른 느낌으로 투영되어 서로 다른 주제의 결과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원하는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수없이 많은 곳을 다녔고, 한순간을 렌즈에 담기 위해 오랜 시간 한 장소에서 머무르기도 하였다. 설렘이 인고(忍苦)의 고된 시간이 되었지만, 그 결과가 예술적이고 아름다운 결과물로 탄생할 때 말할 수 없는 행복과 감동으로 다가왔다.
'카이로스'(Kairos)는 그리스어로‘기회’또는‘특별한 시간’을 의미한다. 그리스 로마신화에 나오는‘기회의 신’이기도 하다. 즉 카이로스는 적절한 순간과 시기를 뜻한다. 우리의 인생도 결단이 필요할 때가 있고 기다림이 필요한 시기가 있다.
카메라 셔터의‘타이밍’을 잘 포착할 때 최고의 사진을 연출할 수 있듯이, 삶도 카이로스처럼 중요한 순간을 놓치지 않기 위하여 늘 준비하고 기다려야 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그래야만 풍성한 삶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카메라를 통해 삶의 여유와 평온을 즐긴다. 끝없이 펼쳐진 바다의 모습, 다양한 일상들, 감사하는 마음, 행복한 모습, 자연의 광활한 풍경을, 렌즈를 통해 담아낸다.
‘찰칵’하고 멈춘 시간이 이야기를 만들어 내고 상상력을 자극하기도 한다. 순간이 시각적인 아름다운 작품이 되고, 작품은 시간이 지나면 추억으로 다가온다. 멀고 험한 인생의 여정처럼 카메라도 필자와 함께 세상 곳곳을 탐험하고 있다.
필자는 이 순간도 나만의 생각과 마음을 빛으로 표현하기 위하여 일상(日常)을 수시로 카메라에 담고 있다. 렌즈 너머에 있는 모습은 지금 내가 살아가는 시대와 문화, 그리고 나의 삶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감히 필자는 스스로를‘일상의 행복을 전하는 포토그래퍼(photographer)’라고 칭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