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시집은 성시집으로!
올바른 선택의 순간이 아름다운 인생길을 만든다
시인으로 활동하면서 목회자의 길을 걷고 있는 개척교회 이경옥 목사님을 만나러 가는 날은 완연한 가을빛으로 하늘은 높고 푸르다
단구동 골목길로 들어서는데 가을로 물들어가는 가로수 이파리가 바람을 타고 살랑 다가와 밝은 마음을 안겨준다.
십자가가 보이는 저 건물 안에는 누군가의 간절한 기도와 새롭게 마주하는 기쁨의 순간이 흐르고 있겠다.
아직 예배 시작 전이라 피아노 멜로디와 목사님의 화사하고 온화한 미소가 객을 반긴다.
Q: 예배 중에 피아노 연주를 목사님께서 하시나요?
A: 아니에요. 요즘 피아노를 배우고 있습니다. 기타와 피아노를 배우는데 쉽지는 않지만, 언제나 배운다는 자세로 음악을 전공한 분이 곁에 계실 때 틈틈이 배우고 있습니다.
Q: 목사님 강론 말씀을 요약한다면?
A: 하나님께서는 우리 앞에 주시는 복된 길과 그렇지 않은 길이 있는데, 어느 길을 선택할 것인가 물으십니다. 이 두 길 중에 내가 선택한 길이 나의 인생길이 됩니다. 우리 모두의 하루는 선택의 연속입니다. 오늘 이곳에 나오겠다는 선택으로 우리는 이곳에 모였습니다. 하루의 선택을 잘못하면 고난과 절망을 느끼는 시간이 될 수도 있습니다.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각자 짊어진 하루의 무게가 다를 것입니다.
슬프고, 외롭고, 고통스러울 때 기도로 나의 기쁨을 찾아올 수 있고, 성내고 짜증내는 힘겨운 순간을 만나기도 할 것입니다. 오늘 이 자리에 함께 계신 분들의 간절한 기도로 복된 하루가 될 것을 믿습니다.
Q: 강론 말씀 중에 많이 아프셨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어디가 많이 편찮으셨나요?
A: 원주 한마음 침례교회 부목사로 있을 때 신장 결석으로 인해 시술을 받았어요. 그 와중에 교회 학생들과 수련회를 가서 밤 시간에 술래잡기를 하다가 다리가 골절되는 부상을 입었었어요. 그 후 또 신장 결핵이라는 병으로 육신의 고통을 당했지요.
그때 기도 중에 선택한 길이, 지금의 이 개척교회 <나의 기쁨 교회>를 설립하는 일이었습니다.
Q: 오늘은 주일이라 오전 오후로 나눠서 예배를 드리겠지만, 신자 분들이 많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A: 코로나 팬데믹 때 예배를 못 드리다 보니 신자 분들이 줄었습니다. 숫자보다는 돈독한 관계들이 중요하여 확장보다는 내실을 기하면서 함께 기쁨을 나눌 분들이 다시 모이리라 믿고 있습니다.
Q: 가지런하게 진열된 병에 그려진 야생화 그림은 어느 분의 작품인지요?
A: 제가 몸이 아픈 시기에 틈틈이 그림을 그렸습니다.
Q: 3여 년간이나 아프셨으니 참으로 많은 인내와 기도가 필요한 순간이었겠습니다.
A: 네, 하나님의 은혜로 건너온 시간이었습니다. 그때 기도와 그림과 시가 아니었다면 견디기 어려웠을 것 같기도 합니다.
Q: 시와 그림에 소질이 있으시고, 식물 가꾸기에도 관심이 있으시니 교회를 참으로 예쁘게 가꾸셨습니다.
A: 시간이 날 때마다 화초를 돌봅니다. 적당한 물과 사랑으로 자라는 화초들입니다. 시와 그림도 기도하는 마음으로 쓰고 그리고 있습니다.
Q: 어린이 도서가 많은데 이 방은 어린이를 위한 방인가요?
A: 네, 내년쯤 교회를 좀 더 넓은 장소로 옮길 예정인데, 그때 어린이 전용 작은 도서관을 함께 열 계획입니다. 기자님 많이 응원해 주세요.
Q: 『나의 기쁨을 그대에게』시집 발간을 축하드립니다.
A: 시인으로 글을 쓰면서 첫 번째 시집인데 목회를 하는 사람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성시집을 발간하게 되었습니다. 제 시를 읽은 독자분들이 하나님을 알게 되고, 하나님과 가까워지기를 기도하는 마음으로 시집 발간을 했습니다.
Q: 총 몇 편으로 구성되었나요?
서점이나 온라인으로 구매가 가능한가요?
A: 네, 구매 가능합니다. 구성은 총 5부로 되어 있는데 70편의 시를 담았습니다. 평소에 저의 기도를 시로 옮겼다고 생각합니다.
Q: 시인이면서 목사님이신데 전공 학과는?
A: 충북대학교에서 사범대 지리교육학과를 졸업하고, 방송 통신대학교에서 영문학을 공부했습니다. 그 후 총신 신학대학원에서 신학을 3년간 공부했습니다.
Q: 시인으로 등단하신지는 몇 년이나 되셨는지요?
A: 어린 시절부터 글쓰기와 그림 그리기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시인으로 등단하고 활동하는지는 올해 4년 차입니다.
Q: 신도 분 말씀이 여러 나라 언어가 자유롭다 하시던데 몇 개국 언어를 하십니까?
A: 영어, 중국어, 일본어를 합니다. 성인이나 학생들 개인 지도를 하고 있습니다.
Q: 참 다재다능하신 분이네요. 부럽기도 하고 놀라운 능력 존경합니다.
A: 감사드리는 마음으로 살아가는 방법입니다. 요소요소에서 활동하면서 기쁨을 함께 나누는 일이 행복을 주니까요.
Q: 오늘 오전 예배가 끝났으니 가을을 만나러 밖으로 나가보실까요?
A: 좋습니다. 가을이니까 산책하기 참 좋은 계절이지요.
Q: 목회자, 화가, 시인, 외국어 강사, 이렇게 많은 일을 하시는데 이렇게 목적 없이 바람 쐬러 나오시기는 오랜만이지요?
A: 네, 거의 모든 시간이 바쁘게 돌아갑니다. 아까 예배 중에 선택에 대한 말씀을 전했듯이 저는 하루를 기도와 말씀으로 선택하고 움직입니다. 때로는 하릴없이 슬슬 걷고 싶을 때도 있지만 지금 시기가 참 바쁘다 보니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습니다.
Q: 문학 활동은 어떻게 하고 계시는지요?
A: 원주문인협회, 원주여성문학인회, 한국시조협회에서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Q: 그림 활동은요?
A: 그림은 그냥 혼자 그리고 있습니다.
Q: 『나의 기쁨을 그대에게』독자들께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면......
A: 시를 쓰면서 느껴본 마음인데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이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과 통한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내면을 드러내기도 하지만, 타인의 마음도 이해하게 되더라고요. 하나님께 드리는 기도나, 문자를 통해서 만나는 여러 마음이나 다 사랑이라고 생각합니다. 간절한 마음으로 모두를 바라보는 그런 마음으로 살아간다면 우리 모두가 기쁨을 누리면서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시집 속 시 한 편 읽어 주시겠어요?
A: 화단 한 구석에서 자그마하게 꽃을 피워 올린 달개비꽃을 바라보다 쓴 시를 한 편 읽어보겠습니다.
달개비꽃
이경옥
달개비 조그마한 파란빛 두 꽃잎 속에
노랗게 물고 있는 나팔 부는 수술들이
하나님의 사랑을 노래하듯
나팔을 들어 올려 불고 있네요
요렇게 작은 꽃잎 두 장 속에서
세상을 품은 꿈도 노래하네요
작은 꽃밭 속 잡초로 태어난 줄 알았는데
아니었어요, 주님의 초대장을 받고 왔네요
넓은 세상만 좋아할 줄 알았는데
자그마한 화단 곁을 내어 준 꽃 옆에
달개비 슬쩍 와서 더부살이하면서
웃음꽃 활짝 피워 고맙다 인사하네요
온전히 하루를 이경옥 시인님과 함께 하면서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
나의 시간들을 뒤돌아보면서 하루하루를 기도하는 마음으로 간절하게 살아왔는가 생각하는 하루였다.
목사님의 교회와 시집이 모두의 가슴에 ‘나의 기쁨’으로 전해지기를 소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