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대표 보양식 삼계탕
얼큰 삼계탕 메뉴 개발로 계절음식에서 벗어나
맛과 정성, 친절한 서비스로 단골 고객 확보
지자체에서 인정받은 안심식당 인증 음식점
삼계탕(蔘鷄湯)은 어린 닭에다가 찹쌀, 인삼, 대추, 밤, 황기 등을 넣고 푹 고아서 만든 닭 요리이다. 한국의 대표적인 보양식으로 특히 복날에 주로 먹는 여름 보양식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얼큰 삼계탕의 메뉴 개발로 계절에 관계없이 단골손님들의 발길을 이끄는 식당이 있다. 정혁상, 엄연희부부가 운영하는 치악녹각삼계탕이 바로 그곳. 참신한 메뉴 개발과 맛의 차별화를 통해 새로운 맛집으로 거듭나고 있는 숨은 이야기를 들어본다.
Q: 식당은 언제부터 시작하게 되었나요?
2005년 개업을 하였으니까 햇수로는 벌써 19년이 되었네요.
Q: 식당은 어떤 계기로 시작하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지방의 운수회사에 관리자로 입사를 했어요. 지금도 그렇지만 지방에서 버스를 운영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많았어요. 힘들게 운영되던 회사가 결국 부도처리 되면서 실직을 하게 되었고, 형님이 운영하던 삼계탕집 노하우를 전수받아서 개업을 하게 되었어요.
Q: 식당을 하시면서 어려웠던 때도 많았을 텐데 어떻게 극복하셨는지 궁금합니다.
가장 어려웠던 때는 아무래도 개업 초기죠. 원주에 전혀 연고가 없는 상태에서 개업을 했기 때문에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아이들이 초등학교를 다니기 시작할 때라서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원주를 선택하게 되었는데, 아시는 것처럼 삼계탕이 여름 한 철 장사로 인식되어 있어서 여름 반짝 수입으로 가을 겨울을 지나야하니까 경제적으로 많이 힘들었어요. 아이들에게 옷이라도 사주려고 하면 아이들이 좋아하는 옷을 사주지 못할 때가 많았어요. 우리가 생각한 가격보다 비쌌기 때문이죠. 돈 때문에 아이들이 원하는 옷이나 선물을 사주지 못할 때 정말 서운하더라고요. 집으로 돌아와 몰래 운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어요.(애써 웃음을 지으며 말하는 아내분의 눈이 촉촉하다.)
Q: 외부인을 고용하지 않고 부부가 식당을 운영하면 어려움도 있을 것 같은데 식당에서 부부의 역할은 어떻게 나누어져 있나요?
아주 바쁠 때를 제외하고는 둘이서 식당을 책임지고 운영하고 있어요. 예약손님이 많을 경우 가까운 지인이나 가족의 도움을 받기도 합니다. 음식 조리와 메뉴 개발같은 주방의 일은 남편의 몫이고 홀 서빙과 손님 접대는 저의 몫이죠. 음식 값의 결재는 제가 하는데 식당의 모든 수입과 지출은 남편이 관리하고 있어요. 식당을 시작하고 나서 지금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남편이 가계부를 작성하고 있어요. 덕분에 저는 가정 경제에 대한 걱정을 하지 않아요. 남편 덕분에 편하다고 해야 하겠죠?(웃음)
Q: 일반적으로 삼계탕은 흰 색의 맑은 국물이 대부분인데 빨간색 국물의 삼계탕은 처음 만났어요. 새로운 메뉴로 개발해서 전국적으로 이름을 알리게 된 얼큰 삼계탕이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제가 술을 많이 마시지는 못하는데 하루 식당일을 마치고 아내와 함께 술 한 잔 하면서 하루를 마무리하는 것을 가장 행복하게 생각합니다. 술안주로 삼계탕을 얼큰하게 해서 먹어보았는데 새로운 맛이 나더라고요. 그래서 새로운 메뉴로 개발해야겠다는 생각으로 기존의 삼계탕에 이런저런 식재료를 넣어보면서 음식을 만들어보고 친구나 지인들에게 시식을 권해 보았는데, 다른 재료를 첨가할수록 삼계탕 본연의 맛을 살리지 못하는 것 같다는 평가를 받았어요. 그래서 우리 식당에서 사용하고 있는 전통적인 소스에 얼큰한 맛을 내서 얼큰 삼계탕을 선보였는데 반응이 나쁘지 않았어요. 운 좋게도 그 해에 월드컵이 열리면서 2002년 월드컵 때처럼 붉은 악마 응원단이 입고 있던 붉은색이 다시 유행하게 되었어요. 그러면서 누군가 우리 식당의 얼큰 삼계탕을 붉은 악마 삼계탕이라고 sns에 소개하면서부터 입소문을 타게 됐어요.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으면서 방송도 출연하게 되었고 얼큰 삼계탕이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게 되었어요.
Q: 식당을 찾는 고객의 반응은 어떠했는지 궁금하네요.
식당의 주 고객 분들은 아직도 전통적인 삼계탕을 많이 선호하세요. 메뉴를 보시고 간간이 얼큰 삼계탕을 주문하시기도 하는데, 몇 번 오신 분들이 새로운 맛에 도전해보는 기분으로 주문을 하시기도 합니다. 그러다가 얼큰한 맛에 푹 빠지신 분들이 얼큰 삼계탕 마니아(mania)가 되기도 합니다.
Q: 치악녹각삼계탕이 얼큰 삼계탕의 원조라고 들었어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저도 정확히는 잘 모르겠어요. 얼큰 삼계탕이 sns를 통해 소문이 나기 시작할 때 인터넷 검색을 해 보니까 우리 식당 자료밖에 없더라고요. 우리 식당이 방송을 타면서 여기저기에서 얼큰한 맛을 내는 삼계탕이 소개되곤 했는데, 제가 직접 메뉴를 개발해서 손님들께 내어드리는 음식이라 다른 음식점과 비교해 볼 생각도 하지 않았어요. 다른 분들이 원조라고 말씀해 주시고 레시피[recipe]를 특허출원 하라고 말씀도 해 주셨는데 그냥 음식이 좋아서 찾아주시는 고객에게 감사한 마음으로 식당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Q: 식당을 찾는 고객들이 주로 단골손님들로 이루어져서 식당의 분위기가 더 좋다고 들었습니다. 단골손님이 유독 많은 이유라도 있나요?
삼계탕을 유난히 좋아하시는 분들이 자주 저희 식당을 찾다보니 자연적으로 단골손님이 되었고요, 그분들의 입소문으로 다른 분들이 찾아오시면 그분들 역시 단골손님이 되어주셨어요. 새로운 메뉴를 개발할 때 시식을 해 주시기도 하고 맛을 평가해 주시기도 합니다. 요즘은 SNS에 올라와 있는 식당 홍보자료를 보고 찾아오시는 손님들이 많이 생겼어요. 늘 감사하게 생각하고 손님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Q: 손님을 대하는 마음가짐이 있다면?
식당을 찾아오시는 분들은 맛과 서비스가 좋아야 다시 찾아온다고 생각합니다. 음식의 맛은 무엇보다 정성이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변하지 않는 맛을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친절한 서비스로 맞이하려고 합니다.
Q: 안심식당 인증 음식점으로 소개되어 있던데 안심식당 인증을 간단하게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음식점을 처음 시작할 때부터 덜어먹기가 가능한 도구를 준비해서 손님들에게 제공해 주었어요. 위생적이기도 하고 잔반도 줄여보자는 생각에서 시작했어요. 이후에 지자체에서 안심식당 인증제도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서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위생적인 수저 관리와 종사자들 마스크 착용을 준수하여 지자체로부터 위생적으로 식당이 운영되고 있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인정받게 되면 안심식당으로 지정해 주는 인증 제도입니다.
Q: 앞으로의 바람이 있다면?
저는 큰 욕심이 없어요. 지금처럼 식당을 유지하면서 우리 가족이 행복하게 생활하면 만족합니다. 제 아내는 너무 욕심이 없다고 입버릇처럼 말하기도 하지만, 현재에 만족하며 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오늘이 행복하면 내일도 행복할 수 있다는 게 소박한 저의 좌우명이라 여기며 생활하고 있습니다. 물론 행복한 오늘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도 중요하게 생각하면서죠.
명절 때나 집안의 대소사를 제외하곤 매일 음식점 문을 열고 있다는 부부의 근면한 모습에서 오늘에 충실한 영업을 하고 있다는 믿음이 다가온다.
정갈하게 차려진 식탁위에 주인장의 친절함이 배어있는 서비스가 마음을 따뜻하게 해 주는 식당엔 오늘도 정담을 나누면서 삼계탕을 즐기는 단골손님 몇 분이 음식과 수다 삼매경을 즐기고 있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한여름, 담백하고 얼큰한 삼계탕으로 삼복더위를 날려 보내고 싶은 사람들에게 적극 추천하고 싶은 식당이다.
치악녹각삼계탕은 원주시 남원로 442번길 46(구 단구동 1556-4)에 위치하고 있다. (대표번호 033-764-999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