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주 위해 알록달록 꾸며
-승객들에게 즐거움 선사
알록달록한 장난감과 스티커로 승객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택시가 있다.
바로 행운택시의 운전기사 김선응(68세) 씨다.
Q) 안녕하세요? 바쁘신데 시간 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먼저 김선응 님 본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반갑습니다. 저는 세 살 때 부모님을 따라 원주로 왔습니다. 여기서 자랐지요. 사랑하는 부인과 남매를 두고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 그런데 잘나가던 사업이 어려워지고 힘든 시기가 있었어요. 모두 부질없다고 느꼈답니다.
Q) 어떻게 택시에 스티커를 붙이고 장난감을 두게 되었나요?
A) 외손주가 5살 되던 해에 함께 쇼핑을 했는데 장난감을 사 달라고 조르는 거예요. 할아버지 놀아달라고 매일 성화였어요. 마침 담배를 끊어서 그 돈으로 장난감이나 사주자 생각하고 사 줬지요. 그런데 차에서 장난감을 가지고 놀다가 내리면서 여기 놔두라고 하더라고요. 내일 또 탄다고요. (웃음) 그러더니 다음에는 스티커를 가지고 놀더니 차 유리창 여기저기에 붙이더라고요. 나도 보니까 알록달록 예뻐서 그냥 두었지요. 그런데 손님들이 다 예쁘고 좋다고 그러는 거예요. 그러면서 점점 장난감과 스티커가 늘어났어요. 동심의 세계는 참 예쁘지요?
Q) 장난감을 치우거나 스티커를 뗄 생각은 안 하셨나요?
A) 전혀 안 했지요. 놔두고 보니 밤에는 불빛에 꼭 네온등처럼 알록달록하니 멋있더라고요. 그리고 택시를 탄 승객들도 색다른 모습에 신기해하면서 행운택시에 탄 것 같다고 하더군요. 그때부터 제 택시가 행운택시로 불렸어요. 승객들과 이야기거리도 많이 늘고요.
Q) 승객이 신기해하면서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나오겠네요.
A) 요즈음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에 제 차를 타셨던 분들이 사진을 많이 올려주고 계세요. 즐겁다고, 행운택시를 타니 정말 행운이 온 것 같다고 말씀들 하시면서요. 그것이 저에게는 큰 위로와 행복을 주고 있답니다. 저도 힘든 시기가 있었지만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이렇게 즐거운 노후를 보내고 있지 않습니까?
Q) 힘드신 시절에 옆에서 응원해 주신 분들이 많이 계시지요?
A) 그럼요. 제 인생을 지켜준 잊지 못할 귀한 인연이 많지요. 택시 기사 직업을 갖게 해 주신 분, 택시 기사 직업을 절대 포기하지 않게 조언해 주신 분, 군대에서 사고가 났을 때 대법원까지 상소하여 한을 풀게 도와주신 김동규 행정사님, 치아 건강이 나빠 폐인으로 가고 있는 나를 전체 틀니로 봉사 치료해 주신 최창수 원장님, 이외에도 너무 많은 분들이 저를 도와주셨어요.
Q) 앞으로 계속 택시 영업을 하실 계획인가요?
A) 허허허. 영업용 택시 3년 무사고로 잘 지내면 집사람이 개인택시를 사 준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지금은 개인택시를 몰고 있습니다. 제가 나이가 있어서 영업은 계속은 못 하고요. 만약 운전을 못 하게 된다면 제 택시를 박물관이나 이런 곳에 기증하고 싶어요. 이런 행운 택시는 저만 가지고 있거든요.
Q) 많은 사람들에게 행복과 즐거움을 주고 계시는데 앞으로 소망이 있다면요?
A) 무엇보다 나의 택시에서 함께 놀아 준 외손자! 외할아버지의 마음속에 감춰진 두 손을 번쩍 들어 올려준 외손자가 고맙지요. 고사리 손으로 할아버지하고 차 닦고 택시 유리창에 공룡 스티커 붙이며 좋아하던 외손자 덕분에 제 차가 행운택시로 탄생하게 된 것이지요. 지금은 차 외부에 나비를 비롯한 큰 스티커를 붙여 즐거운 뽀로로 동화나라 택시가 됐답니다. 힘든 일을 겪는 모든 사람들이 저의 행운택시를 타고 많은 행운을 받아 가시기를 바랍니다. 늘 행복하고 즐거운 생각을 하면 그렇게 즐겁고 행복한 나날들이 저절로 온답니다. 힘들고 지치더라도 용기를 가지고 행복하게 사시기를 바라는 거, 그게 제가 바라는 바입니다.
원주 개인택시를 운전하시는 김선응 님은 오늘도 힘차게 거리에 나선다. 특히 아프신 분들을 병원으로 모셔다드리는 일을 자처해서 하신다고 한다. 그분들이 택시를 타고 즐거워하고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서 얼른 아프신 몸이 나아지시길 바란다고 했다.
김선응 기사님의 따뜻한 마음이 느껴졌다. 인터뷰를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슬쩍 종이 한 장을 내미신다. 거기에 적혀있는 글귀가 좋아서 옮겨 싣는다.
《다섯 가지 마음》
고맙습니다 하는 감사한 마음
미안합니다 하는 반성의 마음
덕분입니다 하는 겸손한 마음
하겠습니다 하는 봉사의 마음
그렇습니다 하는 유순한 마음
김선응 기사님. 늘 행운을 가져다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