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을 통해 깨달아 본받을 덕목들에 대하여

   우리는 흔히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한다. 소리 또한 그러해서 본연의 소리를 바로 듣지 못하고 왜곡한다. 사람마다 자신이 보고 싶은 대로 보고 듣고 싶은 대로 듣는다. 동일한 사람이 때에 따라 처지에 따라 같은 사물을 그때그때 다르게 해석하기도 한다.

오늘은 이야기이다.

 

                               사진: 비오리가 물에 안긴 모습 사진제공:조관형(사진작가 및 작품사진 심사위원)
                               사진: 비오리가 물에 안긴 모습 사진제공:조관형(사진작가 및 작품사진 심사위원)

 

    물의 소중함이야 더할 나위 없건마는 툭하면 물을 하찮은 것으로 평가절하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함부로 낭비하는 자에게 돈을 물 쓰듯 한다.’고 핀잔한다든지 남이 자신을 무시하면 너 나를 물로 보는 거야?’라고 언성을 높이는데 애꿎게도 물의 가치만 하락한다. 혈연을 중시하는 말 중에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것도 물을 경시하는 것이고, 남을 곤경에 빠뜨리고는 물을 먹였다.’라고 말하니 이 또한 물을 나쁘게 보는 것이다.

    현명한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 물을 자세히 관찰하고 그 속성을 통찰하고서는 물의 위대함을 역설했다. 노자(老子)가 그랬고 공자(孔子)도 그랬다.

 

上善若水(상선약수) !

선한 것들 중에서 가장 뛰어난 선()은 물과 같은 것이다.

 

    노자의 주장이다. 물을 가장 훌륭한 사물로 인정한 것이다. 노자가 이처럼 물을 높이 평가하는 근거가 아주 많다. 물이 만물을 이롭게 해주면서도 공을 다투지 않는다는지 높은 자리를 마다하고 모든 사람들이 싫어하는 낮은 곳으로 흐른다는 것이 대표적인 근거이다. 이것 말고도 거처할 만한 곳을 골라 머물고, 마음을 쓸 때는 연못처럼 그윽하게 하며, 사람들과 함께 할 때는 사랑하기를 잘하며, 말할 때는 믿음직하게 잘하고, 다스릴 때는 제대로 잘 하고, 일처리에 유능하며, 움직일 때는 때에 딱 맞추어 잘 움직이는 속성들이 물의 훌륭한 점이라고 내세웠다. 노자는 물이야말로 도()에 가장 가까운 특성을 지녔다고 강조했다.

                 사진: 지리산 계곡의 물 사진출처 (https://blog.naver.com/sanlim2015/222844986198)
                 사진: 지리산 계곡의 물 사진출처 (https://blog.naver.com/sanlim2015/222844986198)

 

知者樂水(지자요수) !

지혜로운 사람은 물을 좋아한다.

    공자는 물에서 지혜로움을 보았다. 지혜로운 사람은 사리에 통달하여 두루두루 흐르며 막힘이 없으니 곧 물의 성질과 같은 까닭에 물을 좋아한다는 것이다. 공자의 이러한 언급은 너무도 유명하여 삼척동자도 다 아는 바이므로 이만 줄이고 이번에는 시교(尸佼)라는 현자의 글을 소개한다. 시교는 전국시대 초나라 사람인데 그는 물이 인()()()() 즉 어질고 의로우며 용기있고 지혜로운 네 가지의 덕을 지니고 있다고 극찬했다.

    물은 모든 생명체를 씻어주고 만물을 막힘없이 통하게 하니 인()이요, 탁류를 물리치고 맑은 물결을 일게 하며 찌끼와 오물을 소탕하여 없애니 의()라 하겠음이요, 부드럽지만 범하기 어렵고 약한 듯하지만 강한 것을 이겨내니 용()이요, 장강과 황하 같은 강하를 소통하게 하고 가득 차 머무는 것을 싫어하여 흘러서 제 몸을 낮추니 지()라 하였다.

    요즘 사람들은 계곡을 흐르는 맑은 물을 자주 접하지 못해서 그런지 몰라도 하면 마시는 음료로 혹은 몸 씻는 수단으로만 여기는 것 같아 안타깝다. 그러니 물을 통해 배워야 할 아름다운 덕목들을 체득할 리 만무하다. 앞으로는 너 나 할 것 없이 물을 소중히 여기고 더 나아가 물의 훌륭한 점을 본받아 되새기고 실천함으로써 한 차원 더 높은 덕을 지녔으면 좋겠다. 물을 물로 보지 말고 물을 도()로 덕(德)으로 보자는 말이다.

한자 풀이

() ; 여기서는 지상(至上), 최상(最上)의 뜻으로 쓰임

() 착함

() 같다

( 물

() 알다 ; 여기서는 지혜롭다는 뜻으로 쓰임. ()와 같음

() , 사람, ; 여기서는 의 뜻으로 쓰임

樂() 좋아하다. 이 글자는 음과 뜻이 여러 가지이다. ‘풍류, 음악을 뜻할 때는 []이라 읽고 즐겁다의 뜻으로 쓰일 때는 []으로 읽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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