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는 먹이 때문에, 사람은 욕심 때문에 망한다

"高飛之鳥, 死於美食.(고비지조 사어미식)이란 글이 있다.‘높이 나는 새는 먹이 때문에 죽는다.’라는 뜻으로서 새가 높이 날고 있을 때에는 안전하지만 맛있는 먹이를 보고 탐내어 접근하는 순간 사냥꾼의 손에 걸려드는 것이니, 욕심에 눈이 어두워 몰두하다가는 반드시 망할 것임을 경계하는 글이다. 하지만 처음에 이 말은 적을 멸망시키기 위한 책략으로 사용된 것으로오월춘추(吳越春秋)”라는 역사서에 있다.

(사진제공: 조관형-사진작가,작품사진심사위원)

  춘추시대 중국 동남부에 위치한 오()나라와 월()나라는 서로 숙적이었다. 오나라의 왕 부차에게 크게 패하고 간신히 목숨만을 건지고 극심한 수모를 겪고 돌아온 월나라 왕 구천은 복수를 결심한다. 그때 충신 문종(文種)은 오나라의 왕 부차를 멸망시킬 비책을 제시하였다. 그것이높이 나는 새는 맛있는 먹이 때문에 죽고, 깊은 물의 물고기는 향기로운 미끼 때문에 죽는 것이니 오나라를 정벌하려면 먼저 오왕 부차가 좋아하고 원하는 것을 주어야 한다.’라는 내용이었다. 부차가 욕망하는 것을 알아내어 그것을 미끼로 활용하자는 제안인데 월왕 구천은 이 계책을 실천에 옮겨 부차를 죽이는 데에 성공한다. 대표적인 것이 절세미인 서시(西施)를 이용한 미인계이다. 오왕 부차는 월나라의 책략에 그대로 걸려 서시에게 빠지고 방심하여 정치를 소홀히 하고 방심하다가 자신은 죽고 나라도 망하게 한다.

바흠은 러시아의 농부이다. 소작농으로 가난하고 힘겹지만 그럭저럭 잘살고 있다. 다만 자신의 땅을 갖고 싶은 소박하되 간절한 욕망을 드러낸다. 그가 유독 땅에 집착하는 것을 눈치챈 악마는 바흠을 멸망시킬, 화려하지만 사악한 계획을 세운다. 멋모르는 바흠은 희한하게 척척 상황이 풀리자 행복해하면서 땅을 늘려간다. 갖게 되는 땅이 많아질수록 욕망은 구르는 눈덩이처럼 커지고 마침내 놀라운 소식을 접한다. 적정한 금액의 돈만 내면 비옥한 땅을 굉장히 많이 가질 수 있는 초원이 있다는 소식이었다. 설레는 마음으로 초원에 이르렀다. 해가 뜨면서 출발한 장소에서 시작하여 해가 질 때까지 되돌아오기만 하면 그 안의 땅이 모두 바흠의 것이 된다. 해가 솟아오르자 바흠은 힘차게 발걸음을 박차고 떠났지만 갈수록 더 좋은 땅이 보이는 바람에 너무도 멀리멀리 가고 말았다. 아차 싶어 되돌아오려고 하는데 해가 이미 기울어 가는 중이다. 해는 지고 갈 길은 먼데다가 탈진 직전인 바흠은 필사적으로 달리고 달려 땀범벅이 된 몸을 슬라이딩해서 처음 장소에 도착한다. 그러나 계략을 성공시킨 악마가 배를 잡고 웃는 옆에서, 그는 엎어진 채로 숨을 거둔다. 결국 그가 차지한 땅은 길이 2미터, 넓이 1미터쯤으로 아주 좁았다. 죽은 몸이 차지할 수 있는 땅은 시신이 묻힐 곳뿐이니까. 이 이야기는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의 단편에 나오는 스토리이다.

  아무리 명망 있고 지위가 높은 사람이라도 탐욕을 절제하지 못하면 결국은 그 탐욕 때문에 패가망신하게 된다. 중요한 것은 명망가뿐 아니라 일반 서민들도 조심해야 한다는 점이다. ‘부차처럼 왕이 아니라 바흠같은 평범한 사람일지라도 탐욕하는 바가 있으면 그 욕심이 마침내는 그 자신을 삼킬 수 있다는, 아니 분명히 삼키고야 만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좋은 글은 다른 사람이 아닌 바로 나를 향해 쏘는 화살이라고 생각해야만 한다. 그래야 그 글이 내 심중에 깊이 박혀 불필요한 욕망을 죽이고, 급기야 나를 살리는 명약이 된다.

한자의 뜻과 음

(높다 고), (날아가다 비), (~하는 지), (새 조) /(죽다 사), (~ 때문에 어), (아름답다 미), (밥 식)

- 는 한문 문법에서 허사라고 하는 것으로 문맥에 따라 다양한 뜻으로 쓰임. 영어의 전치사와 유사한 면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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