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는 누군가의 몫이 아니라, 내가 직접 책임져야 할 과제였습니다”

이석주 여수시의원(화정, 둔덕, 시전)

 

이석주 여수시의원, 청년 정치의 진심을 말하다

여수시의회 최연소 의원 중 한 명. 정치권 안팎에서 청년의 정치 참여가 화두로 떠오르는 가운데, 말이 아닌 실천으로 그 현장 한가운데를 지키고 있는 이가 있다. 

이석주 여수시의원(화정, 둔덕, 시전)은 누구보다 빠르게 정치의 문을 두드렸고, 누구보다 치열하게 지역 주민을 만나왔다. 그에게서 정치는 이념이나 어떤 전략이 아닌, 삶과 연결된 결심이자 실천이었다. 본 필자는 직접 그가 걸어온 길과 앞으로의 정치를 직접 들어봤다.

 


 

 

사회의 불합리함과 현실의 장벽들을 온몸으로 겪었죠

Q. 젊은 나이에 정치를 시작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었습니까?

처음부터 저에겐 정치는 계획된 목표는 아니었습니다그저 살아남기 위해, 생계를 이어가기 위해 사회에 일찍 발을 들였고,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세상의 이면을 많이 보게 됐습니다

어린 나이에 가장 역할을 하게 되면서, 사회의 불합리함과 현실의 장벽들을 온몸으로 겪었죠운이 좋았던 건, 그 상황에서도 사람들과 신뢰를 쌓으며 법인 대표라는 자리까지 오를 수 있었다는 겁니다

그런데 제가 함께 일하던 청년들을 보며 자꾸 과거의 제 모습이 겹쳐 보이더라고요 불안정한 미래, 열정은 있지만 제도적 뒷받침이 없는 현실, 그 속에서 제가 느꼈던 좌절과 한계들을 이 친구들도 똑같이 겪고 있었습니다. 그때 생각했죠 ‘이걸 바꿔야 한다면, 누군가는 해야 한다면, 내가 먼저 나서야 하지 않을까’ 그 결심이 정치로 나아가는 출발점이 되었습니다.

 

 

그저 발로 뛰는 것

Q. 선거운동 당시, 특히 기억에 남는 장면이나 경험이 있다면요?
 

정말 모든 게 처음이었습니다. 선거운동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누구에게 조언을 구해야 할지조차 막막했습니다. 홍보물을 어떻게 만들고 명함은 어디서 뿌려야 하는지조차 몰랐죠 그래서 제가 택한 방법은 '그저 발로 뛰는 것'이었습니다. 

아무 연고 없는 골목길을 수없이 걸었고, 작은 상가부터 재래시장, 아파트 단지까지 명함을 돌리며 무작정 인사를 드렸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반응은 냉랭했죠

‘저 친구가 왜 정치를 하려 하지?’ ‘되겠어?’
이런 눈빛들이었고, 외면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간절했습니다.
누군가 알아주지 않더라도, 제가 진심을 다해 다가가면 언젠가는 마음이 닿을 거라고 믿었습니다. 그래서 밤이면 아파트 단지에 가서 마이크도 없이, 맨 목소리로 주민들께 제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어느 날 한 분이 창문을 열고 박수를 쳐주시며 ‘힘내라’고 외쳐주셨는데, 그 순간을 저는 지금도 생생히 기억합니다. 그 한 마디에 힘을 얻어, 다친 무릎을 이끌고 새벽까지 명함을 돌렸습니다. 무릎이 다시 붓고 아팠지만, 저는 멈추지 않았습니다. 그 밤은 제게 ‘정치란 무엇인가’를 몸으로 가르쳐준 시간이었습니다.

 

초심을 지키는 것, 초선 의원에게 유일한 무기이자 존재 이유

Q. 현실 정치에 들어와 겪은 한계나 아쉬움은 없었습니까?


정치가 현실이라는 걸 절감했습니다. 이상만으로는 단 하나도 바뀌지 않는 게 정치라는 구조더군요. 제가 아무리 논리적으로 문제를 제기해도, 누군가는 ‘관행’을 이유로 외면했습니다.
사실 제도와 구조가 그렇게 설계되어 있다는 걸 인정할 수밖에 없는 순간들이 많았습니다. 
의회 내에서 힘을 가지려면 혼자가 되어선 안 됩니다. 같은 목소리를 내주는 동료 의원들이 많아야 하고, 그때서야 예산 하나라도 제대로 지켜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각자의 이해관계와 판단이 다르다 보니 쉽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때로는 정치적 회유도 있었습니다. ‘그거 문제 삼으면 다음 선거 힘들어진다’, ‘재선 생각 없느냐’는 식의 말들이었죠. 그럴 때마다 흔들리기도 했지만, 저는 정치인이기 이전에 시민의 대리인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으려 했습니다. 초심을 지키는 것이야말로 저 같은 초선 의원에게 유일한 무기이자 존재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청년을 위한 정치’가 아니라, 청년이 주체가 되는 정치

Q. 앞으로 어떤 정치, 어떤 의원이 되고 싶으신가요?


정치의 중심은 언제나 시민이어야 합니다. 여수시의 주인은 특정 정당도, 권력도 아닌 여수 시민입니다. 그래서 저는 어떤 상황에서도 항상 시민들의 눈치를 보겠습니다. 이건 제가 처음 정치를 결심할 때 스스로에게 한 약속이기도 합니다. 또한 저는 듣는 정치를 하고 싶습니다.


말을 잘하는 정치인보다, 말을 잘 듣는 정치인이 되겠습니다. 갈등이 많은 시대일수록 더 많은 이야기를 듣고, 무엇이 진짜 공익인지 중심을 놓치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특히, 저는 청년 정치의 확장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며, 단순히 청년을 위한 정치’가 아니라, 청년이 주체가 되는 정치죠, 저 혼자 잘되는 것이 목표가 아닙니다. 

저보다 더 역량 있는 청년들이 더 많이 들어오고, 제대로 뿌리내릴 수 있도록 기반을 닦고 싶고 제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하며, 청년 정치가 일시적인 이벤트가 아니라 하나의 구조로 자리잡도록 만드는 것, 그것이 지금 제가 해야 할 정치라고 믿습니다. 

 


 

마무리하며

이석주 의원은 정치라는 단어에 진심과 책임을 덧입힌 인물이다. 정치는 누구나 할 수 있지만, 모두가 제대로 하기 어려운 길이다. 그 길을 선택한 이유도, 견뎌내는 방식도 특별하지 않지만 단단했고 그의 정치는 결국 사람에서 시작해 사람으로 귀결된다.

여수의 청년 정치가 미래를 향해 한 발 더 나아갈 수 있는 이유는, 그가 그 자리에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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