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루 칼럼니스트] 한국이 진정한 글로벌 허브로 도약할 수 있는 역사적인 기회가 지금 우리 앞에 놓여있다. "글로벌 허브가 뭐 그리 대단한가요?"라고 반문할 수 있겠지만, 이는 한국의 미래를 좌우할 수 있는 중대한 전환점이다. 지금 한국은 싱가포르를 넘어서는 새로운 무역 중심지로 거듭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찾아왔다.
북극의 빙하가 녹고 있다. 환경적으로는 우려스러운 일이지만, 역설적으로 한국에게는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만약 북극항로가 열린다면, 한국에서 유럽까지의 해상 운송 거리가 획기적으로 단축되기 때문이다. 부산에서 네덜란드 로테르담까지의 거리가 기존 수에즈 운하 경로보다 약 30% 짧아진다는 사실, 이는 단순한 숫자가 아닌 미래를 바꿀 수 있는 게임 체인저다.
"그래서 어떻게 할 건데요?"라고 묻는 독자들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자, 이제부터 그 해답을 하나씩 풀어보겠다. 먼저, 부산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2025년 2월 13일, 부산시는 '북극항로 태스크포스'를 출범시켰다.
단순한 행정적 조치가 아니다. 해운업계, 학계, 연구기관, 공공기관의 전문가들이 모여 부산항을 북극항로의 전략적 허브로 발전시키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한국은 세계 제2위의 환적항이라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 2024년 기준 부산항의 컨테이너 처리 실적은 2,300만 TEU를 넘어섰다.
이는 싱가포르에 이은 세계 2위의 기록이다. 여기에 북극항로라는 새로운 기회가 더해진다면, 물류 허브로서 싱가포르를 넘어서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다. 싱가포르가 물류허브가 될 수 있던 것도 운행 경로를 단축시킨 수에즈운하의 역할이었다 볼 수 있다. 꿈만 같던 그 지리적 강점이 어쩌면 한국에서도 유효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부산만 잘 되면 되는 거 아닌가요?"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 강원도를 비롯한 동해안 지역도 북극항로의 잠재적 허브로 주목받고 있다. 현재 서울에서 동해까지는 2시간 이내에 접근이 가능하다. 경기도 외각인 남양주, 하남시 등에서 물건을 생산하고 동해까지 물류로 2시간 그리고 물건 실어서 초 단기로 유럽까지 물건이 넘어간다는 이야기가 된다.
충격적인 건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서울과의 근접성, 로테르담까지 ’수에즈운하‘ 경로보다 2일이나 더 짧은 항해 거리 등 동해안만의 장점은 지금까지 그 어떤 산업 이상의 역할이라 이야기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동해항은 이미 2024년부터 북극항로 시범 운항을 시작했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와 노르웨이 키르케네스를 잇는 항로에 동해항이 중간 기착지로 포함된 것이다. 이는 우리나라 전체가 글로벌 허브로 도약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거기에 한국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의 조선 기술이 있다. 한화오션(대우해양조선)이 2013년 쇄빙 LNG선 15척을 수주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이 선박들은 영하 52도의 극한 환경에서도 운항이 가능하며, 2.1미터 두께의 얼음도 깨고 나갈 수 있다. 이는 단순한 기술력의 과시가 아니다. 북극항로의 실현 가능성을 더욱 높이는 핵심 요소다.
"쇄빙선이 뭐 그리 대단한가요?" 라고 반문할 수 있겠지만, 이는 북극항로의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 기술이다. 우리나라가 이 분야에서 세계를 선도하고 있다는 것은, 단순히 항로를 이용하는 것을 넘어 관련 기술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종합 허브로 성장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북극항로를 통한 비용 절감 효과는 실로 엄청나다. 일부 추정에 따르면 운송 비용이 최대 40%까지 절감될 수 있다고 한다. 이는 단순히 해운업계의 이익만이 아니다. 제조업, 무역, 더 나아가 우리 경제 전반에 걸친 혁명적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잠재력이다.
예를 들어, 현대자동차가 유럽으로 수출하는 자동차의 운송 비용이 40% 줄어든다고 생각해 보라. 이는 곧바로 가격 경쟁력 향상으로 이어질 것이다. 삼성전자나 LG전자의 가전제품도 마찬가지다. 운송비 절감은 곧 수출 증대로 이어질 수 있다.
"그래서 정부는 뭘 하고 있나요?"라는 질문이 들리는 것 같다. 정부도 이미 움직이기 시작했다. 2024년 12월, 정부는 '북극항로 활성화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이 계획에는 북극항로 전용 선박 건조 지원, 항만 인프라 확충, 관련 법제도 정비 등이 포함되어 있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북극항로 지원 특별법' 제정 추진이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북극항로 관련 사업에 대한 세제 혜택, 금융 지원 등이 가능해진다. 이는 민간 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물론 이 모든 것이 장밋빛 전망만은 아니다. 북극항로 개발에 따른 환경 문제, 러시아와의 관계 등 해결해야 할 과제들도 많다. "환경을 희생하면서까지 경제 발전을 추구해야 하나요?" 라는 질문에 우리는 명확한 답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지속가능한 북극항로 개발' 원칙을 천명했다. 환경 영향 평가를 의무화하고, 친환경 선박 기술 개발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는 등의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경제 발전과 환경 보호의 균형을 맞추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너무 이상적인 얘기 아닌가요?" 라고 반문할 수 있겠지만, 꿈은 크게 꿔야 한다. 50년 전 한국의 발전을 상상이나 했겠는가? 1960년대 초 우리나라 1인당 GDP는 100달러도 채 되지 않았다. 그런 우리가 이제는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으로 성장했다.
이제 산업 개방이 필요하다. 다국적 기업들이 한국에서 마음 놓고 사업을 할 수 있도록 산업 규제를 전부 완화해야 한다. 글로벌 기업이 하남시, 남양주시 등의 중소기업에서 물건을 자유롭게 생산하게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그들의 물건을 동해에서 실어 유럽으로 수출하게 만들어야 한다.
그렇게만 된다면 내수경제 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 있고 나아가 낙후된 중소기업들을 살릴 수 있으며 수출경기 밑 세수 확보처가 많아져 더 많은 세금을 확보하는데 엄청난 이점이 있다.
이제 국내, 대기업이란 프레임은 한수 접어두고 더 넓은 의미의 전략이 필요하다. 과감한 결단과 지속적인 실행뿐이다. 글로벌 허브 코리아, 이는 더 이상 꿈이 아닌 우리가 만들어가야 할 현실이다. 북극항로라는 새로운 실크로드가 열리고 있다.
칼럼니스트 프로필
이미루 칼럼니스트는 현업 작가, 기업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주로 경제와 산업, 사업을 주제로 칼럼과 도서를 발행한다. 작가 특유의 트렌디한 분석과 입체적인 해결 방안은 경직된 시장에서 확실한 해결책으로 기업, 정책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출간 도서는 경제경영 주제의 『회사를 퇴사하고 갓생에 입사했습니다(2023)』가 있고, 한국강사신문에서 ’이미루의 트렌드 세일즈‘라는 주제로 B2B세일즈 칼럼을 매주 기고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