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에 이어 제 31회 신사임당 얼 선양 여성문예경연대회 장원, 차상 수상
- 강원무형문화재 김기순 원주 자수장의 후학들

제 31회 신사임당 얼 선양 여성문예경연대회  수상자, 좌측 이해승(장원), 우측 오선미(차상)
제 31회 신사임당 얼 선양 여성문예경연대회 수상자, 좌측 이해승(장원), 우측 오선미(차상)

 

31회 신사임당 얼 선양 여성 문예 경연대회 시상식이 지난 522일 강릉아트센터에서 열렸다. 강원도 여성 가운데 해마다 시, 수필, 서예, 문인화, 전통 자수 등 5개 부문 경연(53)을 거쳐 신사임당의 후예가 선정되고 있다. 특이한 것은 전통자수공예관 하나 없는 원주에서 지난해에 이어 전통 자수 부문에서 장원(이해승)과 차상(오선미)으로 나란히 입상한 것이다. 원주전통자수의 맥을 잇고자 하는 이들이 원주전통자수를 알리는 또 한 걸음을 내딛었다.

 

 

나는 마음이 아프고 쓰린 때에 주머니에 수를 놓으려면

나의 마음은 수놓는 금실을 따라서 바늘구멍으로 들어가고

주머니 속에서 맑은 노래가 나와서 나의 마음이 됩니다” - 만해 한용운 수()의 비밀

 

화려하고도 섬세한 바늘 길 기도로 채우는 바느질의 매력

손끝이 야물지 못한 필자에게 바느질은 두려운 취미다. 오랜 시간과 노력이 더해져야만 작품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어느 공예 예술이 쉬울 수 있겠는가, 하지만 자수나 규방공예에 쓰이는 바늘은 여느 바늘에 비해 작고 가늘며 쓰이는 색실 역시도 가늘고 보드랍다. 도안을 따라 한땀 한땀 채워가는 바늘과 실이 그리는 그림, 그 화려하고도 섬세한 바늘 길이 필자에겐 범상치 않은 신의 영역이다. 인고의 아름다움이다.  만해 한용운의 수의 비밀이란 시에서는 주머니에 수를 놓다 보면 맑은 노래가 나와서 마음의 위안을 받는다고 한다. 수많은 바늘의 길에 수많은 기도를 놓으며 마음을 채워가는 일, 그것이 바느질의 매력이라고 김기순 원주 자수장은 말한다. 

 

 

 

 

김기순  원주 전통자수장
김기순 원주 전통자수장

 

원주 자수보존회 설립 원주 자수박물관을 꿈꾸며

지난해 7월 원주 전통자수장이 강원 무형문화재로 신규 지정되었고 김기순 씨가 보유자로 인정받았다. 김기순씨는 1990년 전통자수에 입문하고 1998년부터 고 이현향 궁중수 명장에게서 자수 기법을 전수받았다. 우리 자수의 아름다움을 전하기 위해 전통문화교육원에서 강사로 활동하며 후계 양성을 위해 애쓰고 있다. 그 노력의 결과인지 김기순 명장 제자들의 활약이 대단하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여기저기서 수상의 영광을 가져오고 있다.

 

원주 자수보존회 회원들
원주 자수보존회 회원들

 

10, 5, 3, 아예 초보자인 제자들까지 김기순 명장의 제자에 대한 사랑과 열정은 유별나다. 특별히 공방이나 자수 박물관이 없는 현재로서는 전통문화교육원과 임윤지당 얼 선양관의 강의실이 제자들을 가르치는 공간이다. 하지만 명장이 사는 아파트는 사시사철 제자들이 북적이는 공방이고 전수관이고 강의실이다. 제자들을 인생의 동반자라고 표현하는 김기순 명장, 그녀는 제자들에게 끊임없이 무언가를 나누고 있다. 제자들과 함께 법천사 유적전시관에 작품을 기증하기도 했다.

김기순 명장을 닮아 그녀만큼 전통자수를 사랑하는 제자들, 그들이 함께 원주 자수보존회를 창립하였다. 아직은 작은 모임이지만 그 뜻은 창대하다. 그녀들이 바라는 것은 원주의 전통 자수를 계승 발전시키며 더 많은 사람이 전통 자수를 접하고 아름다움을 함께 하길 바란다. 전통 자수 박물관이 생겨 작품도 감상하고 함께 바느질과 자수를 즐기며 전통문화를 향유할 뿐만 아니라 일상을 나누기도 하고 일자리도 창출되길 바란다.

 

신사임당 얼 선양 여성문예경연대회 수상자 두 분, 축하합니다!

원주에는 옻박물관과 한지테마파크가 전통 공예를 잇고 있다. 원주전통자수장으로 강원무형문화재로 지정된 만큼 자수 역시도 전통 자수를 계승 발전시킬 공간이 필요하다. 전통 자수를 소개하고 함께 나눌 공간이 필요하다. 원주자수보존회만의 바람이 아닌 원주시가 유치해야 할 필수 문화 공간이다. ‘로또라도 당첨되고 싶다라는 김기순 명장의 안타까운 농담처럼 원주 전통문화를 사랑할, 투자할 후원자가 있다면 더욱 좋겠다. 한땀 한땀 수고로운 바늘 길처럼, 오늘도 꾸준한 걸음으로 성장하는 원주자수보존회의 꿈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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