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들 시리즈 5
원주 출신 이새보미야 작가 인터뷰

퍼스널 블랜딩 유행‧‧‧ 독립출판 젊은 층을 넘어서 중․장년 세대까지 확산 추세
독립출판은 자본과 배급 시스템으로부터 독립, 소규모 출판사에서 국제표준도서번호(ISBN) 없이 책을 펴내는 작업
글 잘 쓰는 비결‧‧‧ ‘다독(多讀), 다작(多作), 다상량(多商量)’이 최고의 공부법
독립출판은 취미의 영역, 과정들 역시 즐기고 있어‧‧‧
오래전 산티야고 순례길의 기억을 되살려「여전히 카미노를 걷는다」라는 제목으로 독립출판 완성

자신만의 책을 내기 위해 노력하는 여러분께 응원과 지지를 보냅니다.”

1인 미디어 시대를 맞이하여 ‘1인 크리에이터(creator)’ , ‘1인 유튜버’ , ‘독립출판’ , ‘독립영화등 다양한 플랫폼과 콘텐츠를 이용한 1인 창작활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최근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개인의 일상과 자신의 이야기를 기록으로 남기는‘*퍼스널 블랜딩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이처럼 자신의 가치를 브랜드화 할 수 있는 대표적 콘텐츠 독립출판’ 은 젊은 층을 넘어서 중장년 세대까지 확산하는 추세다.

*퍼스널 브랜딩(Personal Branding) : 자신을 브랜드화하여 특정 분야에서 떠올릴 수 있도록 차별화하고, 나만의 가치를 높여서 인정받게끔 하는 과정

누구나 그랬듯이, 기자도 젊은 시절 나의 이야기를 공유하고 교감할 수 있는 작가를 꿈꾸어 본 적이 있다. 그러나 그 시절 글을 쓰고 책을 내는 것이 절대 쉽지 않았다. 독립출판에 관심이 가는 이유다.

유네스코 문학창작의 도시, ‘2022 대한민국 독서 대전이 열리고 있는 원주에서 독립출판 대중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원주 출신 이새보미야(36) 작가를 만났다.

- 간단하게 본인 소개해주세요.

안녕하세요? 이새보미야라고 합니다. 지역 콘텐츠를 취재하고 기사를 쓰거나, ‘글쓰기’ 독립출판’ 관련 강의를 하며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습니다.

- 작가님이 독립출판에 관심을 두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독립출판으로 출간한 도서가 있다면?

어린 시절부터 읽고 쓰는 걸 좋아했습니다. 개인적인 작업물, 지인과의 프로젝트를 통해 자연스럽게 독립출판의 매력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잡지와 여행에세이 등은 꾸준히 출간하고 있습니다.

오래전, 스페인 서북쪽 갈리시아 지방에 있는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었고, 그 기억을 되살려여전히 카미노를 걷는다라는 제목으로 독립출판을 완성하였습니다.

[글쓰기 과정 강의중인 이새보미야 작가 = 김영통 기자 사진 제공]
[글쓰기 과정 강의중인 이새보미야 작가 = 김영통 기자 사진 제공]
[글쓰기 과정 강의중인 이새보미야 작가 = 김영통 기자 사진 제공]
[글쓰기 과정 강의중인 이새보미야 작가 = 김영통 기자 사진 제공]

- 독립출판이 무엇인지 독자들을 위하여 알기 쉽도록 간략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독립출판은 자본과 배급 시스템으로부터 독립된 출판을 일컫습니다. 학교 신문, 졸업 문집 등을 떠올리시면 감이 오실 겁니다. 상업적 가치가 없어 기존 출판사에서 취급하지 않았던 사소한 이야기들이, 인터넷의 발달과 함께 정보 공유가 이뤄지며 독립출판이라는 이름으로 자리를 잡게 된 것이죠. 독립출판이라고 하면 보통은 소규모 출판사에서 책을 펴내는 일, 그리고 특히 개인이 국제표준도서번호(ISBN) 없이 책을 펴내는 일을 말합니다.

- 1인미디어 시대를 맞이하여 나를 표현하는 방법이 다양해졌고 나만의 책’ 을 출판하려는 사람들도 부쩍 늘었습니다. 글쓰기에 필요한 강좌는 어디서 수강할 수 있나요? 글을 잘 쓰기 위한 비결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많이 읽고, 많이 쓰고, 많이 생각하는(多讀ㆍ多作ㆍ多商量) 것이 정답이라고 생각합니다. 지역 도서관이나 문화센터를 찾아보시면 글쓰기 과정이 다양하게 개설되어 있습니다. 또 요즘은 동네 책방에서도 쓰기 모임이나 독립출판 클래스 등을 운영합니다. 글쓰기에 관심이 있다면 주변의 책 관련 공간에 방문해 보기를 적극적으로 추천합니다.

- 그렇다면, 출판을 결심하고 책을 출간하기 위해 어떤 경로와 과정을 거쳐야 하나요? 출판을 준비하는 예비 작가를 위하여 도움이 되는 말씀 부탁드립니다.

원고가 완성되어 있다는 전제하에 말씀드리겠습니다.

원고가 준비되지 않은 상태라면 다음 단계를 고민하지 마시고 일단 글부터 쓰세요!

국제표준도서번호(ISBN)가 있는 도서는 출판사에서만 발간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정식으로 책을 출간하고 싶다면 출판사에 투고해 계약하시거나(=기획출판) 일정 비용을 내면 책을 출간해주는 출판사에 상담하시거나(=자비출판) 인터넷 자가 출판플랫폼 등에서 국제표준도서번호(ISBN) 발급을 대행하시거나(=자가 출판) 직접 출판사를 설립하시는(=1인 출판/독립출판) 등의 방법이 있겠습니다. 혹은 국제표준도서번호(ISBN) 없이, 디자인하고 인쇄소에서 인쇄 및 제본해 책을 완성하셔도(=독립출판) 됩니다.

비용은 방법에 따라 천차만별입니다. 기획출판의 경우 출판사에서 제작과 유통을 담당하고 저자는 인세를 받으므로 따로 비용이 들지 않고 자비출판이나 자가 출판의 경우는 업체마다 견적을 확인해 보셔야 합니다. 직접 책을 제작하는 ④‧⑤독립출판의 경우는 원고의 양이 얼마나 되는지, 책 사이즈는 어떤지, 어떤 종이를 쓰는지, 컬러인지 흑백인지, 총 몇 부를 제작하는지에 따라 가격이 달라집니다. 북디자인이나 교정교열 등에 전문가를 고용한다면 인건비도 추가될 수 있겠죠.

대충 어떤 책을 만들고 싶은지가 제시되어야 어느 정도 비용을 예측할 수 있습니다. 소요 시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제가 가장 최근에 낸 B6 사이즈 100쪽 내외 흑백 독립출판물을 기준으로 설명해 드리자면, 원고 작성에 8주가, 교정교열과 책 디자인을 하는 데에 1주가 걸렸습니다. 인쇄소에서 저렴한 종이로 20부를 찍고 배송받는 데에 15만 원가량이 소요되었습니다.

- 알기 쉽게 설명하여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그렇다면 독립출판 작가와 기성작가의 차이는? 또 기성 출판과 독립출판은 어떤 점이 다른가요?

작가는 예술품을 창작하는 사람입니다. 문학 분야의 작가라고 하면 보통 문단에 등단한 사람을 일컫는 단어였고요. ‘기성 작가는 유명하거나, 여러 권의 책을 출간한 작가를 칭하는 단어로 신진 작가와 대비되는 개념인 듯합니다.

앞서 말씀드렸듯 독립출판은 기존 출판의 상업성에서 독립된 출판입니다. 자연스레 주류 문단과도 거리가 있겠죠. 그러나 독립출판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독립출판으로 책을 낸 사람들을 지칭하기 위해 자연스레 작가라는 단어가 쓰이게 된 것 같습니다. 독립출판물도 창작품이니까요.

- 그런데도 아직 독립출판이 낯설고 생소합니다. 작가님은 독립출판의 대중화를 위해 강연, 출판 등 다양한 방식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특별히 힘들었거나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요?

독립출판 대중화를 위한 시작’ 에 불과합니다. 주위에 책을 내고 싶어 하는 분들에게 제 경험을 공유하는 정도입니다.

굳이 꼽아보자면 글에 집중하기 어렵다는 점 정도일까요? 아마 제가 기성작가로 등단했더라면 출판사 등록이나 책 디자인, 전자책 제작, 인쇄, 책방 입고 등을 신경 쓰지 않고 직업인으로서 글만 쓸 수 있었겠지요.

모든 프리랜서가 그렇듯 불안정한 생계 외에 특별히 어려운 점은 없습니다. 그러나 독립출판은 취미의 영역에 가까워서 그 과정들 역시 즐기고 있습니다.

[사진 = 김영통 기자 제공]
[사진 = 김영통 기자 제공]

- 원주에도 독립출판을 위한 전문 서점이 있나요? 또 관련한 모임이 있으면 소개해주세요.

원주에서 처음으로 독립출판물을 취급한 서점인 학성동 책방 틔움’, 그리고 독립출판물만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단계동 책빵소를 추천해 드려요.

저는 현재 독립출판에 관심을 가진 몇몇이 모여 만든원주독립출판교류회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

책을 한 권 만드는 데에는 큰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자신만의 책을 내기 위해 노력하는 여러분께 응원과 지지를 보냅니다.”

인터뷰 직전 독립출판은 외롭고 고독한 자기와의 싸움과 같은 피곤한 과정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인터뷰를 마친 후 기자의 판단이 잘못되어 있음을 깨달았다.

작가의 말처럼 독립출판도 취미의 영역이고, 어떤 소재라도 자신만의 시선으로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는 매력이 있다. 관심 있는 사람들끼리 소통과 제작운영자들과의 지속적인 교류가 있다면 누구라도 책을 재미있게 만들 수 있고 출판도 어렵지 않게 도전할 수 있다.

위드 코로나 시대를 맞이하여 종이책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었다. 책을 만드는 일도 작가가 되는 일도 도전의 연속이다. ‘도전은 아름답다’ 라고 하지 않았나. 삶의 성장 과정이고, 삶이 한층 더 성숙해지고 아름다워지는 시간이기도 하다.

디지털 세상 속에서 나만의 개성 있는 콘텐츠와 다양한 이야기를 담은 책을 출판하여 친구에게, 연인에게 주고받을 수 있다면 잠시나마 '아날로그 감성'의 따뜻함을 느끼게 될 것이다.

인터뷰를 계기로 기자도 젊은 시절 간절히 원했던 소소한 이야기를 담은 여행의 기록’ 으로 출판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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