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 불교의식과 행사 때 깃발 고정 용도로 사용

                                        봉산동 소재 당간지주. 강원도 유형문화재 제49호이다.(사진촬영 : 서홍렬 기자)
                                        봉산동 소재 당간지주. 강원도 유형문화재 제49호이다.(사진촬영 : 서홍렬 기자)

 원주시를 가로질러 흐르는 원주천 개봉교에 접한 봉산동 도로변에 당간지주(강원도 유형문화재 제49호)가 서있다. 당간지주는 사찰의 입구나 뜰에 두 개의 돌기둥이 세워져 있는 것을 말한다. 당간지주는 긴 막대인 당간을 지탱하기 위한 것으로, 사찰에서 법회 등 불교의식이나 행사가 있을 때 깃발을 매달았다. 

 봉산동 당간지주의 높이는 4.3m이며, 두 개의 당간지주 중 한 개는 파손되어 복원한 것이다. 지주의 윗부분에는 깃대를 고정하기 위해 구멍을 내었다. 깃대를 고정하기 위한 받침돌에는 둥근 홈을 내었고, 화강석이 붉게 물든 흔적으로 미루어 철로 만든 당간을 세웠던 것으로 보인다. 다른 면으로 분석해보면 화강암석 자체에 산화철 성분이 들어 있어서 빗물의 전해질 역할로 붉게 변색되었을 가능성도 있다. 양양 낙산사 해수관음상은 수시로 화강암석에서 산화철의 녹물이 흘러나와서 해수관음상의 목덜미 부분이 매우 보기 싫게 변색돼 안타까움을 느끼게 한다. 

 봉산동 당간지주는 아무런 장식이나 꾸밈이 없는 것으로 보아 고려 초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누구나 봉산동 당간지주를 보면 그 일대에 상당히 규모가 큰 사찰이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안내 사료에 따르면 통일신라 말 ‘천왕사‘라는 사찰이 있었다고 전해지고 있다. 

         봉산동 당간지주의 크기로 보아 이곳에 비교적 큰 사찰이 존재했음을 추정해볼 수 있다.(사진촬영 : 서홍렬 기자) 
         봉산동 당간지주의 크기로 보아 이곳에 비교적 큰 사찰이 존재했음을 추정해볼 수 있다.(사진촬영 : 서홍렬 기자) 

 세월이 흘러 사찰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도심지가 형성되어 그나마 당간지주라도 남아있어서 과거의 흔적을 추측해볼 수 있을 뿐이다. 3년간 문화재지킴이 활동을 하면서 자주 이곳 주변을 청소하고, 지금도 운영하는 ‘여주상회’에서 아이스크림을 사서 학생들과 함께 먹었던 추억이 있다. 

 대부분의 당간지주는 화강암 석재를 다듬어서 만들어지고 있다. 충청남도 공주시 계룡산 갑사에는 철재로 만들어진 당간지주가 지금도 남아있다. 철재로 만들어진 것은 철간지주라고 불리기도 한다. 당간지주는 나무로 제작되기도 한다. 

 자동차 운전을 하거나 거리를 거닐면서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봉산동 당간지주의 용도와 의미를 이해하고 이미 도시화되어 옛 사찰을 복원하는 것은 불가능한 상태이지만 일종의 문화재로서 관심을 갖고 소중히 보전하는 마음을  가지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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