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성민의 호남스토리.2] "목포시, 균형 발전의 해법을 찾아야“

신도시 개발의 명암, 하당 신도시의 쇠락

2025-09-15     석성민 칼럼니스트
석성민 칼럼니스트

 

전남의 대표 도시 목포가 심각한 인구 위기에 직면했다.

202412월 기준 목포시 인구가 209,890명으로 21만 명선이 무너졌다. 2009244,162명을 정점으로 15년간 34,000여 명이 사라졌으며, 202222447명에서 불과 2년 만에 1만 명 이상이 줄어든 상황이다더 충격적인 것은 그 감소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역별 명암이 뚜렷한 목포의 현실

목포시의 인구 변화를 들여다보면 흥미로운 패턴이 드러난다. 구도심은 '구도심 살리기' 등 각종 지원 프로그램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인구 유출을 겪고 있다. 반면 남악신도시와 오룡지구 같은 새로운 신도시들은 주변 도시의 주민들을 흡수하며 성장하고 있다.

 

목포시 시가지 범위의 확장과 형성 과정 (출처: 목포도시기존계획 )

 

그런데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목포시 최초의 신도시라 할 수 있는 하당신도시의 현재 모습이다. 1999년까지 택지사업이 완료되고 2003년까지 분양이 마무리된 하당신도시는 한때 목포 발전의 상징이었다. 1086,000평 규모로 조성된 이 신도시는 대불산업단지의 배후도시 역할을 하며 목포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받았다.

 

하지만, 20여 년이 지난 지금, 하당신도시는 또 다른 위기에 처해 있다. 더 새롭고 더 큰 남악신도시와 오룡지구가 등장하면서 하당신도시는 상대적으로 구도심화되고 있다. 특히 이 지역의 소상공인들이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는 것은 신도시 개발 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이 요구된다.

 

 

 

숫자로 보는 목포의 위기

 

목포의 인구 감소는 단순한 숫자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전남도교육청 자료에 따르면, 목포시 초등학생 수는 20232,036명에서 20251,570명으로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전남 5개 시 단위 중 감소폭이 가장 크다. 2024년 하반기에만 목포권 청년층 유출이 1,000명을 넘었다는 통계는 도시의 활력 저하를 보여주는 명확한 지표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러한 감소세가 가속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20246월부터 12월까지 6개월 만에 2,612명이 목포를 떠났다. 연간 5,000명 이상의 인구가 감소하는 상황이 지속된다면, 20만 명선 붕괴도 시간문제다.

 

신도시 개발의 역설과 하당신도시의 교훈

 

목포시의 인구 감소 문제는 단순히 전체적인 인구 유출만의 문제가 아니다. 시 내부에서의 인구 재배치와 그로 인한 지역 불균형이 핵심 문제다. 새로운 신도시가 개발될 때마다 기존 지역의 상권과 인구가 이동하면서, 결과적으로 도시 전체의 활력이 분산되고 있다.

 

하당신도시의 현재 상황이 이를 잘 보여준다. 한때 목포의 미래로 여겨졌던 이 신도시가 이제는 남악신도시와 오룡지구에 밀려 상대적으로 침체되고 있으며, 이곳의 소상공인들이 겪는 어려움은 단순한 경기 침체를 넘어선, 구조적인 문제의 결과다.

 

근본적 해결방안: 균형발전과 내부 순환 경제

「목포도시기본계획」의 기본 구상도(1984)와 「목포도시계획재정비」의 목포시도시계획총괄도(1986)

 

목포시가 인구 위기를 극복하려면 기존의 접근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

 

첫째, 신도시 개발 방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새로운 신도시를 만들 때마다 기존 지역이 공동화되는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 남악신도시나 오룡지구 개발 시 하당신도시와의 연계성을 강화하고, 상호 보완적인 기능 배치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해야 한다.

둘째, 하당신도시 재활성화 프로그램이 시급하다.

구도심뿐만 아니라 쇠퇴 징조를 보이는 하당신도시에도 특별한 관심이 필요하다. 이 지역의 소상공인들을 위한 맞춤형 지원책과 함께, 젊은 세대를 끌어들일 수 있는 문화·교육 인프라를 확충해야 한다

셋째, 목포 전체의 정체성을 강화해야 한다.

단순히 주거지역만 제공하는 베드타운이 아닌, 독자적인 경제 기반과 문화적 매력을 갖춘 도시로 발전해야 한다. 항구도시로서의 역사적 정체성과 현대적 도시 기능을 조화시키는 것이 관건이다.

넷째, 광역 차원의 협력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무안군, 신안군 등 인근 지역과의 상생 발전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단순한 인구 유치 경쟁이 아닌, 상호 보완적인 역할 분담을 통해 목포권 전체의 경쟁력을 높여야 하며, 더 나아가 지역사회의 원만한 합의를 통해 시간 문제인 행정 통합을 이뤄나가야 한다. 

 

목포시의 인구 위기는 분명 심각한 문제다. 하지만 이를 단순한 쇠퇴가 아닌 도시 재구조화의 기회로 봐야 한다. 하당신도시의 현재 상황은 무계획적인 신도시 개발이 가져올 수 있는 부작용을 보여주는 반면교사다.

'21만 명선 붕괴'라는 충격적인 현실 앞에서, 목포시는 새로운 도시 발전 모델을 만들어나가야 한다. 그것이 하당신도시를 비롯한 기존 지역들에게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목포 전체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드는 길이 될 것이다.

이제 목포시는 양적 성장에서 질적 발전으로, 확산적 개발에서 집약적 재생으로 혁신적 패러다임으로 전환해야 할 때다.